
맛 (로알드 달 소설)
에드거 엘런 포 상, 전미 미스터리 작가상 수상에 빛나는 최고의 이야기꾼 시끄럽고 대담하고 뻔뻔스러운 이야기 저 너머에서 빙그레 웃으며 기어이 독자와의 내기에서 이기고 마는 작가 우리 시대의 가장 영향력 있고 가장 널리 읽히는 작가 _타임스 세대를 뛰어넘는 영원한 이야기꾼 로알드 달의 베스트 소설집 ‘에드거 엘런 포’ 상, 전미 미스터리 작가상 수상에 빛나는 최고의 이야기꾼 로알드 달의 베스트 소설집이 재출간되었다. 올해로 서거 30주년을 맞은 로알드 달은 2000년 ‘세계 책의 날’에 전 세계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로 선정되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세대를 뛰어넘는 영원한 이야기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모두 3권으로 출간되는 “로알드 달 소설”은 그의 베스트셀러 『응답 바람Over to You』 『당신을 닮은 사람Someone Like You』 『키스 키스Kiss Kiss』 『스위치 비치Switch Bitch』에서 엄선해 묶은 스물다섯 편의 이야기는 기괴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로알드 달의 소설 세계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전 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영화로도 제작된 『찰리와 초콜릿 공장』 『마틸다』와 같은 동화에서 로알드 달이 보여준 기묘하고 비범한 인물과 예측 불가능한 전개는 그의 단편소설에서 본격적으로 빛을 발한다. 도박과 내기에 대한 집착, 속고 속이는 의뭉스러운 술수, 통념 밖의 기이한 목표를 향해 놀라운 집념을 발휘하는 인물 등을 통해 인간사의 미묘한 국면을 밀도 높게 몰아붙이는 그의 솜씨는 결말에서 으스스한 반전과 다층적인 유머를 선사하면서 정점에 달한다. 로알드 달의 사악함이 가장 빛나는 걸작선 로알드 달은 2차대전시 전투기 조종사로 겪은 전장의 경험을 담은 단편소설들을 미국 유력 잡지에 발표하면서 기발한 이야기 솜씨로 단숨에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전투기 추락 사고로 인한 육체적 후유증, 어린 딸의 죽음과 아내와 아들의 사고로 고통의 시간을 보내는 한편 헐리우드 여배우와 결혼하고 정치가, 외교관 등과 교류하는 등 화려하고 부유한 삶을 살았던 그는 자신이 겪은 수많은 굴곡과 환희를 작품 속 인물과 사건의 세부에 녹였다. 일견 터무니없어 보이는 사건들이 치밀하게 이어지는 로알드 달의 이번 소설들은 인간 정신의 나약하고 사악한 면을 탐구하며 의외의 결과를 내놓음으로써 로알드 달의 사악함이 가장 빛나는 걸작선이라는 평을 얻었다. 포도주의 이름과 생산년도를 맞히는 내기에 딸의 인생을 거는 남자(「맛」)와 패자의 새끼손가락을 수집하는 도박꾼(「남쪽 남자」)의 이야기에서 위태로운 내기로 인생을 채워 나가는 일의 우스꽝스러움과 공허함을, 하룻밤의 유혹으로 파멸을 맞는 남자(「손님」)와 권태에 빠진 남편들의 위험한 모험(「대역전」)을 통해서는 인간의 욕망과 쾌락의 어두운 면을 냉정하고 날카롭게 그려낸다. 번듯하지 않은 사람들, 억압에 짓눌린 사람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 한편 그는 어딘가 못난 구석이 있는 인물들에 특별한 관심을 갖는다. 연작으로 이루어진「클로드의 개」에는 해괴한 꼼수를 부리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런데 이들은 하나같이 어설프고 모자란 모습에 웃음이 나면서도 남의 일 같지 않은 기묘한 공감을 선사하는 이야기들이다. 그런가 하면 남편의 부당한 대우와 억압에 짓눌려 있던 아내들이 우연한 기회에 통렬하게 되갚는 이야기(「윌리엄과 메리」, 「천국으로 가는 길」,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를 통해서는 시대의 상시적 약자인 여성에 대해 로알드 달이 갖고 있던 연민 어린 시선이 느껴진다. 독자를 의자 끝에 앉아 초조하게 기다리게 하는 작가 이 밖에도 풀의 비명을 들을 수 있는 기계, 하숙생들을 박제 처리하는 하숙집 여주인, 돼지 도살장에서 도살되고 마는 소년의 소름 끼치는 이야기 등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로알드 달이 복잡한 이야기를 교묘하게 풀어놓다가 예상치 못한 반전이 담긴 결말을 내놓을 때까지 주먹을 움켜쥐고 앉아 초조하게 기다릴 수밖에 없게 된다. 인간의 어리석은 욕망과 집착을 번뜩이는 재치와 입담, 마술적인 상상력으로 흥미진진하게 풀어내다가 급격하게 잘라버리는 로알드 달만의 단호한 결말은 여전히 독자들을 전율케 할 것이다.
로알드 달(Roald Dahl). 누구였더라?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지은이 소개를 읽다가 익숙한 제목을 발견하고는 매우 놀랐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
영화로만 두번이나 제작된 이 전설적인 소설을 모르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나 역시 초등학생 시절, 장난기 가득한 삽화가 그려진 번의 소설들을 탐독했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으로 입문해 찰리와 거대한 유리 엘리베이터, 제임스와 거대한 복숭아를 거치며 그가 창조한 기발한 세계관에 푹 빠졌던 기억이 선명하다.
어린 시절 나를 매료시켰던 그가 쓴 성인용 소설은 도대체 어떤 '맛' 일까? 설레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 출퇴근길에 펼친 단편집 맛은 말 그대로 내 출퇴근 시간을 삭제해버렸다. 왜 로알드 달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천재적 이야기꾼인지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의 이야기가 이토록 엄청난 몰입감을 주는 이유를 몇 가지 포인트로 분석해 보았다.
1. 오감을 자극하는 감각적인 묘사
표제작인 「맛」에서 와인의 산지를 추론하는 장면은 압도적이다. 단순한 텍스트를 넘어 향과 질감, 시간의 흐름까지 느껴지게 만든다. 독자는 어느새 그 테이블 한구석에 앉아 함께 숨을 죽이고 와인 잔을 바라보게 된다. 시각을 넘어 미각과 후각을 건드리는 서술은 몰입도를 극단적으로 끌어올린다.
2. 불쾌함과 엽기를 유머로 승화
성인용 소설답게 그의 엽기적인 상상력은 수위가 높고 대담하다. 비정상적이고 기괴한 설정이지만, 이를 천연덕스럽게 그리는 작가의 건조하면서도 장난스러운 문체는 불쾌할 수 있는 소재들을 묘한 웃음으로 승화시킨다.
3. 구조적 완성도, 그리고 반전
모든 이야기의 기승전결이 완벽하며, 끝에는 반드시 허를 찌르는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마지막 마침표를 찍는 순간, 독자는 허탈한 실소를 터뜨리거나 그의 치밀한 설계에 감탄하게 된다.
4. ‘내기’라는 인간 본성의 변주
수록된 거의 모든 이야기가 무언가를 걸고 내기를 벌이는 심리전의 형태를 띤다. 인간의 본능적인 승부욕과 탐욕을 자극하는 이 구조 덕분에, 독자는 어느새 내기의 관전자를 넘어 이미 판돈을 함께 걸고 있는 참여자가 되어버린다.
마치며
맛에 수록된 모든 이야기가 모두 'A급'이라거나 엄청난 철학적 깊이를 지닌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재미와 몰입도만큼은 단연 최고라고 단언할 수 있다.
기괴하면서도 어느 것 하나 진지하지 않은, 유머러스한 스토리가 취향이라면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가볍게, 그러나 강렬하게 읽기 매우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