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 2025-09-02
야간 수의사로 근무한 지 어느덧 9개월 차가 되었습니다.
전에도 로테이션이나 짧은 기간 전담 근무를 해본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장기간 야간 근무를 이어가는 것은 처음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직접 진료를 본 야간 케이스들을 분석해보겠습니다.
1편. 야간 진료 케이스 분석 [본 글]
2편. 야간 진료의 특징 및 마음가짐, 준비 자세
야간 진료 케이스 데이터 (2025년 1월 ~ 7월)
야간 진료는 주간과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인다.
2025년 1월부터 7월까지, 내가 직접 진료한 총 212건의 케이스를 분석하였다.
단순 약 처방이나 심장사상충 처방과 같은 진료가 필요없는 케이스는 제외한 데이터이다.
야간 진료의 특성상 최종 진단까지 가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은 가진단을 내리고, 이에 따른 치료 및 상태 안정화를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최종 진단명보다는 주증상(CC, Chief Complaint) 기준으로 분류하였다.

| 주증상 | 건수 |
|---|---|
| 구토, 설사 | 38 |
| 이물 섭취 | 35 |
| 외상, 열상, 교상, 화상, 낙상, 상처 | 28 |
| 호흡이상 | 26 |
| 보행이상 | 16 |
| 배뇨곤란, 혈뇨 | 8 |
| 안과 질환 | 8 |
| IVDD 의심, 허리통증 | 6 |
| 냥줍 (길고양이 구조) | 6 |
| 알레르기, 과민반응 | 5 |
| 경련 | 5 |
| 복부팽만, 가스참 | 4 |
| CPCR | 2 |
| 치과 질환 | 2 |
| 진드기 물림 | 2 |
| 귓병 | 2 |
| ACKD, CKD | 2 |
| 쇼크 | 2 |
| 기타 | 15 |
야간 진료 케이스 데이터 고찰
- 총 212건의 진료를 봤으며, 주 3일을 근무하였으므로 근무일당 평균 2.3건을 진료했다.
- 물론 평균치일 뿐, 바쁜 날에는 쉴 틈 없이 응급 환자를 진료하기도 하고, 진료가 0건인 날도 있었다.
- 야간에도 구토/설사 케이스가 가장 많다.
- 야간에도 내원 빈도가 높으며, 이 중 약 20%는 입원이 필요했고, 나머지는 내원 후 귀가가 가능했다.
- 이물 섭취 케이스가 주간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 주로 저녁에 식사, 간식, 가족 모임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
상위 5개 항목(구토/설사 ~ 보행이상)이 전체 케이스의 67.5% 를 차지했다.
-
피부 진료는 드물다.
- 간혹 미친 듯한 소양감으로 내원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흔치 않다.
- 모두가 응급은 아니다.
- 보호자에 따라서는 구토 한 번만 해도 불안해서 내원하기도 한다.
- 실제로는 당장 제거가 필요한 이물을 제외하고 약 70%가 경증 케이스로, 주간 내원해도 충분한 경우였다.
정리하며
야간 진료는 주간과는 다른 패턴과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보호자 입장에서는 한밤중의 작은 증상도 크게 느껴지기 때문에, 모든 케이스가 다급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응급이 아닌 경우가 다수이고, 반대로 정말 응급 케이스에서는 빠른 판단과 순간적인 triage가 무엇보다 중요하다.